Q. 여랑야랑 시작합니다. 이재명 기자, 첫 번째 주제 소개해주시죠. <br /><br />네, '네가 가라, 험지!'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. <br /><br />제목을 보면 뭔가 떠오르는 영화가 있죠? <br /><br />Q. 영화 '친구'죠. <br /><br />앞으로 이 얘기, "네가 가라, 험지!" 정치권에서 참 자주 들게 될 것 같습니다. <br /><br />Q. 그러니까 당선이 쉽지 않은 지역에 서로 가라고 떠미는 거죠? <br /><br />맞습니다. 험지 출마, 이건 총선 시즌을 알리는 알람 소리 같은 건데요, <br /><br />오늘 잠잠하던 자유한국당에서 먼저 터져 나왔습니다. <br /><br />Q. 홍준표 전 대표,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, 김태호 전 최고위원, 영남권 출마를 노리고 있다는 말이 많은데요. <br /><br />[김태흠 / 자유한국당 의원]<br />저는 그 부분도 예외는 아니라고 오늘 이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만, 뭔가 살신성인의 모습으로 어려운 험지를 선택해서 가야… <br /><br />중진 의원들과 간판 인사들의 험지 출마 주장은 처음이 아닙니다. <br /><br />[김무성 / 자유한국당 의원 (지난 8월 20일)]<br />우파를 대표하는 얼굴들이 대거 수도권의 험지에 나가서 싸워야 국민들이 우파 보수의 변화하려는 노력과 진정성을 인정해주시리라고 생각합니다. <br /><br />Q. 김무성 의원, 예전에도 간판 인사들은 험지로 가라고 요구한 적이 있었잖아요? <br /><br />맞습니다. 시계를 2016년 총선 때로 돌려보겠습니다. <br /><br />당시 김무성 대표가 콕 집어 험지 출마를 요구한 사람이 두 명 있습니다. <br /><br />바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대희 전 대법관입니다. <br /><br />오 전 시장은 험지 출마를 거부하고 서울 종로를 고집했고, 안 전 대번관은 당의 뜻에 따라 서울 마포, 험지로 출마했습니다. 하지만 결과는 두 사람 모두 패배였습니다. <br /><br />Q. 그러고보면, 그 뒤에 안 전 대법관은 정치권을 떠났고 오 전 시장도 한동안 정치권을 떠나 있었죠? <br /><br />매우 중요한 대목인데요, 험지에 출마하더라도 낙선하면 정치적 미래가 어두울 수밖에 없죠. 그렇다 보니 서로 "네가 가라, 험지" 이런 싸움이 벌어지는 겁니다. <br /><br />이 싸움에서 가장 먼저 선수를 친 인사가 있죠. 바로 홍준표 전 대표인데요. 이미 8월에 "저에게 험지 출마를 운운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고향에서 서울 강북으로 지역구를 옮겨라" 이렇게 선제공격을 했습니다. <br /><br />Q. 물론 험지에서 살아남으면 일약 스타가 되기도 하지요? <br /><br />맞습니다. 험지 출마의 원조 격이 있죠. 바로 노무현 전 대통령입니다. <br /><br />1998년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는데, 2000년 '지역주의 타파'를 내걸고 당선 가능성이 낮은 부산에 출마했습니다. <br />결과는 어땠을까요? <br /><br />[노무현 / 당시 (2000년)] <br />(내일 좋은 결과가 있어야 할 건데.) <br />네. 이길 거 같은 데 다녀보면. <br /><br />(생각도 안하고 뛰어다니시고) <br />예. 확실합니다. <br />수고들 많이 해주셨는데 확실해야죠. <br /><br />내가 못하면 다른 사람이 또 하겠지. 앞으로. 감당하기 벅차지만 가자. <br /><br />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0년 총선에서 졌지만 이때 '바보 노무현'이라는 별명을 얻고 정치인 중 처음으로 팬클럽이 생겼습니다. <br /><br />결국 이런 희생이 대통령 노무현을 만든 건데요, 희생과 각오가 없는 상태에서 서로 험지 출마를 떠민다면 오히려 유권자들의 불쾌지수만 높아질 것 같습니다. <br /><br />Q. 출마자들, 어느 지역구로 가야할까 치열한 눈치 작전이 시작된 것 같네요. 두 번째 주제로 넘어갈게요.<br /><br />'To. 교수님께'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.<br /><br />여기서 교수님은 바로 조국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입니다.<br /><br />오늘 새벽 조국 전 장관 지지자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현재 구속 중인 정 교수에게 응원의 손편지를 보내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구치소 주소와 정 교수의 수인번호까지 적어놓았습니다.<br /><br />Q. 그런데 정 교수의 수인번호를 일반인들이 알 수 있는 건가요?<br /><br />저도 궁금해서 확인해 봤는데 정 교수는 지금까지 구속 전이든, 구속 후든 언론에 한번도 노출된 적이 없습니다.<br /><br />또 구속된 이후에도 사복을 입기 때문에 일반인이 수인번호를 알기 어렵습니다.<br /><br />결국 조국 전 장관 쪽이나 정 교수의 변호인 쪽에서 알려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.<br /><br />Q. 어쨌든 정 교수에게 손편지까지 보내는 지지자들의 열정이 대단하네요.<br /><br />지지자들은 정 교수에 앞서 조국 전 장관을 위해서도 편지 쓰기 운동을 펼쳤습니다.<br /><br />[집회 참가자]<br />조국 장관님께 드리는 편지. 우리가 조국이다.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 없다.<br /><br />사실 정 교수는 지난 9월 페이스북 개정을 처음 만든 뒤 각종 논란에 직접 해명하는 한편 박노해 시인의 시를 올리며 지지자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습니다. 지지자들의 손편지는 여기에 대한 응답이다,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Q. 정 교수, 웬만한 정치인보다 팬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.<br /><br />그렇죠. 편지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있습니다. 박근혜 전 대통령인데요,<br /><br />올해 초 유영하 변호사는 일주일에 1000통 가까운 편지가 온다면서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보고 바깥 세상 돌아가는 걸 알고 있다,<br />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일각에선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편지만 읽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.<br /><br />응원의 편지가 상황 인식에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.<br /><br />네네. 감옥 속에서 자칫 편지 안의 세상에 또, 갇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.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.<br /><br />연출·편집: 정새나 PD, 이혜림 PD<br />구성:이재명 차장, 김지숙 작가<br />그래픽: 권현정 디자이너